시 산책[Poem]
비---천상병
물오리
2018. 4. 9. 10:26
부슬부슬 비내리다.
지붕에도 내 마음 한구석에도-
멀고 먼 고향의 소식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아득한 곳에서
무슨 편지라든가…
나는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그저 하느님 생각에 잠긴다.
나의 향수(鄕愁)여 나의 향수여
나는 직접 비에 젖어보고 싶다.
향(鄕)이란 무엇인가,
선조(先祖)의 선조의 선조의 본향이여
그곳은 어디란 말이냐?
그건 마음의 마음이 아닐는지-
나는 진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