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시인 예수---정호승
                물오리
                 2018. 5. 15. 09:10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워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이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