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공은 둥글다 --귄터 그라스

물오리 2018. 6. 29. 10:34

 

 

음력 4월 그믐날.

남아공 월드컵축구 개막.

축구공은 살아 있다.

제멋대로 움직인다.

90분 동안 깔깔거리며

천방지축 개구쟁이처럼 달아난다.

공은 둥글다.

달도 둥글다.

지구도 둥글다.

그러나 삶은 둥글지 않다.

세상도 둥글지 않다.

 

내 공은 한쪽이 찌그러졌다.

어렸을 적부터 난 누르고

또 눌렀지만

내 공은 늘 한쪽만 둥글어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