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김용택
                물오리
                 2018. 9. 4. 12:32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름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