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몰랐네 ---정채봉

물오리 2018. 9. 10. 10:33



시원한 생수 한 잔 주욱 마셔보는 청량함
오줌발 한 번 좔좔 쏟아보는 상쾌함
반듯이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보는 아늑함

딸아이의 겨드랑을 간지럽혀서 웃겨보고
아들아이와 이불 속에서 발싸움을 걸어보고
앞서거니뒤서거니 엉클어져서 달려보는
아, 그것이 행복인 것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

이 하잘것 없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깊고도 깊은 말씀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