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갈대---신경림

물오리 2018. 10. 9. 10:41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