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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동화책 읽기

물오리 2011. 2. 6. 10:40
 

 

      일주일에 두 번, 나는 초등저학년 꼬맹이들과 동화책 읽기를 한다.

     책상을 마주하고 둘러앉은 아이들은 차례로 책을 읽는다.  열 두 명의 초롱초롱한 눈은 친구가 읽는 것을 조용히 듣고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착한 소녀가 돌 아래 깔린 용을 구해주고, 말만 하면 모든 것이 나오는 요술 맷돌을 얻어, 행복하게 잘 산다는 동화다.  어느 대목이 재미있었는지, 느낀 점은 무엇인지, 돌아가며 이야기내용을 정리하고 나면, 나는 한 가지 더 질문을 한다. 

  “만일, 요술 맷돌이 여러분에게 생겼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요?” 

  “돈이 많이 나와서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하겠어요.”

  “좋은 집하고 맛있는 과자 나오라고 말 하고 싶어요.”

  “동생 하나 달라고 할래요.” 

아이들의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헌데 마지막에 한 아이가 하는 말에 나는 귀가 번쩍 뜨였다.

“저는 요, 먹을 것을 많이 나오게 해 달래서, 아프리카에 배고 푼 아이들 도와주고 싶어요.”

“어머나 신통해라, 그런 생각을 했구나.”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돈을 이야기 한 아이는 부모가 맛 벌이를 하는 환경이고, 동생을 원하는 아이는 자기하나여서 외로운 모양이다.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기특하게도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마음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마치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화선지가 떠오른다.  뿐인가, 웃는 얼굴은 순수 그 자체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날은 내 마음도 즐겁다.

 

  연세대 교육학자이신 이성호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꼬맹이들의 사회생활은 시작 된다고 한다.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란아이는 언어가 발달이 되고, 이것저것 경험하며 자란아이는 사고력(思考力)이 넓어진다고 하였다. 되도록 보고 듣고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란다. 그리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사항을 알아내어 키워 주라고 했다. 

   동화책은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읽는 재미를 준다. 전래동화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설을 알게 해주고, 창작동화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 있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가족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하고, 장애가 있는 친구를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있는가 하면, 환경을 소중히 해야 하는 지구이야기, 상대방을 배려하는 착한마음이 담긴 내용, 두려움이 많은 아이에게는 용기를 주는 책도 있고,  존재의미를 알고 참된 우정을 알게 하는 이야기,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책,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들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동화책 읽기는 아이들에게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초등학교생활이 시작되는 시기에 엄마와 책을 읽고 이야기내용을 정리해본다면, 아이들의 정서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며칠 전에 읽힌 책은 ‘의사 안중근’이다.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분의 업적을 다시 새겨보았다.  나무는 땅속에서 자양분(滋養分)을 얻어 성장하듯이, 아이들은 책을 통해 좋은 자양분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슬기로운 아이로 자라게 할 것이다. 요즘 내가 즐겨 가는 곳은 어린이 도서관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크는 아이들, 그 순백의 마음에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 내 희망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