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다보탑을 줍다--- 유안진

물오리 2018. 12. 6. 12:02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을 주웠다

국보 제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발 닿는 여기가 영취산 어디인가

어깨 치고 지나가는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만 떨구면 세상은 아무 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빼알간 구리동전

꺾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은 때는

쓸모 있는 듯 별 쓸모없는 10원짜리

그렇게 살아왔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