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메리 크리스마스 --- 박목월

물오리 2018. 12. 23. 20:04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ㅡ 메리 크리스마스
ㅡ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