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

충청도에서 보내온 봄소식

물오리 2019. 3. 3. 14:23

  < 외사촌 동생이 보내준 냉이 >

택배가 왔다. 주소를 보니 청주 남일면에 사는 동생이 보내 준 것이다.  

개봉을 해 보니 냉이 두 봉지, 손 수만든 청국장,  곶감, 들깨를 볶아서 껍질을 벗긴 것,

그리고 집된장. 

푸짐하다. 냉이를 살펴보니 깨끗이 씻어보냈다. 

" 많이도 보냈네 "  한 포기 한포기 캐었을 생각을 하니

 동생의 수고와 따뜻한 마음이 전해왔다. 

 

 

고모가 일찍 세상을 뜨시고 나서 우리집에서 나를 도와주다가 결혼을 했다. 

딸아이 셋을 키울 때, 고맙게도 내 살림을 참 많이도 거들어 주었다. 

 동생은 성격이 무던하고 착했다.  지금도 큰애는 기억한다, 

그 이모가 쫒아 다니며 밥을 먹여주던 일들을.

그런데 나는 동생에게 이렇다 하게 해 준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내 생각을 끔찍이도 해 준다.  

 고맙게도 동생은 성실한 신랑을 만나 어려움 없이 잘 살고 있다.

청주 수곡동 아파트에 살다가 화당리로 들어가 산동네 아래 아담한 집을 지었다. 

봄이면 내외가 산 나물 뜯으러 다니고 강가에서 다슬기도 줍는다. 

어느해 인가, 연한 다래순을 삶아서 보내주었다. 

 숲 속향을 그대로 느끼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고향을 다녀 올 때 가끔 들려보면 텃밭에 여러가지 채소를 심고

오붓하게 살고 있어 내심 감사했다.  

선물이 고마워 전화를 하니

"언니가 깔끔해서 여러번 씻었어" " 크 크  이제 나이 먹어서 안그래"

유난히 깔끔을 떨었던 내 젊은 날이  떠 올라 미안해서 웃었다.

 저녁에는 냉이를 콩가루 묻혀서 된장국을 끓이고 봄을 흠씬 느껴보리라.   

동생의 그 착한 마음이 고맙고 기뻤다.  

 

그리고 우주를 주관하시는 주님, 

만물이 소생하는 이 싱그러운 봄, 또 주심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