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과 레이 ( RAY)
<예술인복지재단>에서 나이 든 사람에게 주는 지원금을 지난해 받았다. 수필로 신인상을 받은 년도, 그동안 글을 발표했던 문예지와 현재 활동, 그리고 상재한 수필집 등, 요구하는 구비서류가 많았다. 해마다 신청하는 사람이 많아서 나에게 기회가 올까 하면서 주님께 기도를 드렸는데, 감사하게도 통장에 입금되었다. 액수와 상관없이 기뻤다.
삼십 대 후반, 모 월간지 독자수기에서 나름의 큰 상을 받아 내가 시작한 침구 일에 금전적으로 크게 도움을 받았던 일이 있었다. 그 후, 약간의 작은 상을 받았으나 나라가 주는 지원금은 처음이다.
우선 감사헌금을 드리고 나서, 일부의 액수를 따로 떼어 놓았다. 그동안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지인들을 만나면 지갑을 자주 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참에 고마웠던 분들을 대접하기로 작정을 했다. 수필가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나를 글 쓰는 사람으로 인도한 고향 선배님, 변변치 않은 글을 발표하고 그 책을 내놓으면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던 분들, 그뿐만 아니라 맛난 식사 대접도 받았다.
내 삶을 곱게만 지켜보았던 고마운 인연들이다. 나는 차례차례 리스트를 작성하고 굉장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그분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선택했다.
때마침 큰애가 작업용 차가 있음에도 소형차 중고 레이를 장만했다. 가끔 공릉동에 사는 손자들이 놀러 오면 데리고 다니자고 말은 했지만, 속마음은 이 어미를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아주 오랫만에 핸들을 잡았다. 처음에는 좀 떨리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앞섰지만, 이내 옛날 감각이 되살아 났다.그리하여 그 덕에 지인들을 태우고, 소찬이지만 대접을 할 수 있어 고맙고 감사했다.
가끔 차를 몰고 은혜로운 찬송을 들으며 도서관도 가고 지인들과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도 한다. 주로 양보를 하고 다니는 편인데 내 얼굴을 보면 감사하게도 그들도 양보해 준다. 또다시 찾아온 봄, 미세 먼지가 심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내 마음은 그저 그저 감사하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