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낙화 ---조지훈

물오리 2019. 4. 16. 10:50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