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봄밤--- 황동규

물오리 2019. 4. 24. 14:46

 

혼자 몰래 마신 고량주 냄새를 조금 몰아내려

거실 창을 여니 바로 봄밤,

하늘에 달무리가 선연하고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비릿한 비 냄새

겨울 난 화초들이 심호흡하며

냄새 맡기 분주하다

형광등 불빛이 슬쩍 어두워진다

화초들 모두 식물 그만두고

훌쩍 동물로 뛰어들려는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