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오월의 시 ---김영랑
물오리
2019. 5. 12. 16:11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넘실 천 이랑 만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본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숫컷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이어질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