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유월의 산 --- 정연복

물오리 2019. 5. 23. 10:55



산의 말없이
너른 품에 들어서서

유월의 푸른 이파리들이
총총히 엮어 드리운

그늘진 오솔길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

내 몸에도 흠뻑
파란 물이 든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옹졸해진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어느새 쪽빛 하늘이 되고

세상 근심은 솔솔
바람에 실려 아스라이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