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팔월의 시 ---오세영
물오리
2019. 7. 24. 06:07
팔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인데
팔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