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엄마 걱정 ---기형도

물오리 2016. 12. 24. 22:09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춧잎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 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 내 유년의 윗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