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에 대한 단상
이불 하면 먼저 따뜻하고 편안함이 떠 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쉼을 갖는 잠자리, 그것은 달콤하고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침구 일에 십오 년 종사했다.
그 당시, 인사동은 고급 이불을 제조해서 공급했고 순면으로
사계절 침구류가 예쁘고 다양하게 생산되었다.
사람들이 촉감 좋고 쾌적한 이불을 덮고 단잠을 이룬다면 그것도 나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쇼핑센터 침구 코너, 나를 찾아주는 그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딸아이 셋 대학을 보낼 수 있었다.
새벽 별을 보고 나가서 밤 별을 보고 들어 왔던 시절, 어려웠던 현실 속에서 의, 식, 주, 그리고 교육까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음을 감사했던 날들이다.
아주 가끔 " 참 따뜻하고 좋아요 " 단잠을 잡니다 "
라는 인사말을 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럴 땐 기분이 좋은 것은 물론 ,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오랜 시간 침구 일을 한 덕분에 지금도 천을 만져보면 순면인지 , 폴리에스터가 섞여 있는지 금세 알 수가 있다. 순면의 부드러움과 상쾌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주님 사랑을 받은 지 7년 , 올해 뜻하지 않은 돈을 받게 해 주셔서, 처음으로 가족 모두에게 부드럽고 따뜻한 순면 이불을 하나씩 구해 주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따뜻한 이불이 아버지의 품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두 날개 아래 우리를 품어주시는 하늘 아버지, 그 너른 품은 포근한 이불과 연결이 되었다.
잠 잘 때도 , 아플 때도, 마음이 상했을 때도 안아주시는 하늘 아버지, 그 사랑은 조건 없이 무한대로 주시는 사랑이다. 나는 이불을 소포로 보내며 기도를 드렸다.
'제가 선물로 보내는 이불을 덮으며 우리 가족 모두 아버지의 크신 그 사랑을 알게 하소서, 간구하며 아뢰었다.
요즘 치료받고 있는 나 때문에 한 줄 기도를 드린다는 손주들과 딸 , 사위 , 참 고맙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머지않아 다 주님 자녀로 불러 주실 것을...
십 년쯤 나보다 먼저 주님을 영접한 여동생한테 나는 물었다.
ㆍ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명은 무엇일까?
ㆍ가족 구원 ㆍ
동생의 대답은 단 일초도 걸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 구원 ,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나를 포함해 8명 , 꿀 같은 아버지 말씀 책을 펴놓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경배드리며 찬송드리며 가족 예배드리는 그림을 나는 늘 상상해 왔다 ㆍ
한 없이 주시는 아버지 사랑, 그 사랑을 받으며 기쁘게 감사하며 사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도드린다.
우리 가족이 예배드리는 그림,
하동' 벧엘 수양원 ' 그림을 잘 그리는 아기 천사가 그려준 것.
안경과 모자를 쓴 나 , 행복해서 웃고 있다. 내 옆에 서 있는 손자 , 머리가 긴 큰 딸, 아기 옆에는 막내딸, 손녀와 사위들 , 나이를 물어서 다 적어 주었다.
아가야 , 고맙다. 주님 은혜로 잘 지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