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시월 ---황동규

물오리 2020. 10. 7. 10:24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夕陽)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木琴소리 木琴소리.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 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