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12월의 나무 ---정연복

물오리 2020. 12. 4. 10:15

 

 

한 잎도 남김없이
다 떨치고

알몸의 기둥으로
서 있는 12월의 나무

참 단순하다
참 간결하다

긴긴 겨울 너머
새 봄이 찾아와서

연초록 새 잎들 돋을
그 날을 준비하며

모든 것을 텅 비운
저 결연한 모습

12월의
나무들 앞에 서면

나도 문득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다

겉치레 없이
순수한 본질 만으로 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