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이채

물오리 2021. 7. 17. 10:05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 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 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