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바람--- 정연복
물오리
2021. 10. 31. 04:10
바람은 꽃잎 위에
머물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꽃잎들에게
찰나의 입맞춤을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히 사라질 뿐
바람은 꽃잎에
연연하지 않는다
꽃잎처럼 여리고 착한
영혼들에게
모양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한줄기 따스함으로 닿았다가
총총히 떠나간
그분의 삶이 바람 이었듯
나의 남은 생애도 바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