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아무나 보듬고 싶다---김준태

물오리 2021. 11. 27. 07:38

 

이제 아무나 보듬고 싶다

무식하게 정말 일자무식하게

사람이여 환장하게 좋은 사람이여

아무나 보듬고 설레고 싶다

그리하여 더욱 아무나 보듬고

우리가 사람과 사람이라는 놀라움을 

강물에 입술 적시듯 노래하고 싶다

생명이여 생명의 소중한 것들이여 

이제 나는 아무나 보듬고 싶다

사람이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사람이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라면 사람이라면 사람이라면

이제 나는 아무나 보듬고 싶다

우리가 너무 깊이 보듬어

마음에 행여 가시가 박힌다손

육신에 행여 손톱자국이 머무른 다손

생명이여 생명이여 소중한 눈동자여

사람의 뼈는 하늘의 하늘의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