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낙화 ---조지훈
물오리
2022. 6. 17. 13:30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 별이
하나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