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행복의 얼굴 --- 김현승
물오리
2022. 11. 5. 11:19
내게 행복이 온다면
나는 그에게 감사하고
내게 불행이 와도
나는 또 그에게 감사한다
한 번은 밖에서 오고
한 번은 안에서 온다
우리의 행복은 문은
밖에서도 열리지만
안에서도 열리게 되어 있다.
내가 행복할 때
나는 오늘의 햇빛을 따스히 사랑하고
내가 불행할 때
나는 내일의 별들을 사랑한다.
이와 같이 내 생명의 숨결은
밖에서도 들이 쉬고
안에서도 내 쉬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내 생명의 바다는
밀물이 되기도 하고
썰물이 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끊임없이 출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