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Essay]

겨울 새

물오리 2022. 12. 4. 20:58



베란다 창문에서 '푸드덕푸드덕 '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보니 참새가 대추를 쪼아 먹고 있었습니다. 지난 늦가을 예배당 뒤란에서 따온 대추를 말리고 있는데, 그것을 맛나게도 먹고 있었습니다. 작은 화분 걸이를 창틀 밖으로 걸어놓고 볕 좋은 날, 버섯 말리고 가지도 말렸던 곳입니다.  지금은 대추를 말리고 있는데 겨울이 되니 먹이가 귀한 모양입니다.

"그래 많이 먹어라, 추운 겨울이지 " 보고 있노라니 기척을 느꼈는지 포로롱 날아갑니다.
지난해 먹다 남은 들깨에 호박씨, 땅콩을 섞어 대추 옆에 따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침이면 먹고 갔는지 살펴보게 되는데 흩어진 것을 보니 다녀 갔나봅니다.


우리 동네는 숲이 우거져 겨울인데도 새가 많습니다. 반가운 소식을 전해 준다는 까치가 보이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텃새인 참새 , 감을 쪼아 먹으며 겨울을 나는 직박구리,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내내 지저귑니다.  다 주님이 지으신 창조물들이지요.
'눈이 내리는 이 추운 겨울, 다들 와서 먹고 가거라' 먹이를 뒤적여 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