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송년 엽서 --- 이해인 수녀님

물오리 2022. 12. 20. 12:21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 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들 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어요

목숨까지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이 중요하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뜨겁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 보면 첫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