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더딘 인생--- 나태주

물오리 2023. 7. 6. 18:13

 

꽃을 길러본 사람은 안다

그것도 일년초나  숙근초

기껏 여기 살아라 심었는데 

다음 해에 보면 

그 자리에 꽃은 사라지고 

엉뚱한 곳에 그 꽃의 새싹이 

나서 자란 다는 것

꽃들은 살라는 곳에서 살지 않고 

저 살고 싶은 곳에서 산다는 것! 

그것은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 

이렇게 작은 일 하나 알기에도 

나는 칠십년을 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