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저문 세월에 --- 김남조

물오리 2023. 11. 29. 10:32

 

누군가 만경창파에 

튼실한 배를 띄우고 

햇무리 어른어른 

뱃전에 그림자 지우는 거기에 

나를 얇게 실어 준다면 

엄마등에 업힌

아이처럼

황홀히 안전하련만 

 

아니야

그쯤엔 미달이라해도 

정든 이 세상과 

오늘도 두손 마주 잡고 

이미 나는 

잘 놀고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