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물오리
2024. 1. 6. 09:49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니 때론 황새처럼 훨훨 날기도 했고 말처럼 힘차게 뛰기도 했으며 거북이 처럼 천천히 걸을 때도 있었다 달팽이처럼 더디게 기어온 적도 있었고 굼벵이처럼 답답하게 구른적도 있었다 때론 바위처럼 옴짝 달싹 못하고 그자리에... 그렇게 처한 상황과 내능력에 따라 여러모습으로 삶을 꾸려오며 거북이나 달팽이, 굼뱅이가 되었을 때는 황새와 말을 바라보며 난 왜 이모양인지 조급한 마음이 들때도 참 많았다.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며 가장 감사한 마음의 변화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조급함을 다스릴 수 있는 기다릴줄 아는 힘이 생겼다는 거다 아무리 궂은 날씨에도 어떻게든 싹은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와 씨를 맺어 한 해를 살어내고 기적처럼 모두 새해 첫날을 맞이 하니까 올해도 서드르지 말고 내 속도로 살아가자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