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11월 첫날의 기도 --- 정연복

물오리 2024. 10. 30. 09:57

 

바람이 데려갈 곳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버릴 것 다 버리고 

언제라도 떠날 준비 

되어있는 민들레 홀씨같이 

앞으로 나의 인생 살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비워야 할 것들 비워냄으로

몸도 마음도 가벼이

오늘도 살게 하소서 

딱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올해의 하루하루 

비움의 미학을 깨달아 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