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그리고 그림
새로운 법 --- 정혜덕작가
물오리
2025. 5. 11. 04:33
교회에서 성서 특강을 들었다. 강사목사님은 인쇄술이 보급되기 전에는 성서가 엄청나게 고가였고 문맹률도 높았기 때문에 아무나 성서를 소유할 수도 , 읽을 수도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 그런데 우리가 이 귀중한 성서를 안 읽는 이유가 뭘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은 암묵적인 동의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목사님, 우리교인들은 매일 밤잠을 아껴가면서 두세 시간씩 성서를 읽는 다고요. " 같은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청년시절에 열심히 성서를 공부했다. 그때 다녔던 교회 교회청년부에서는 거의 신학교 수준으로 성서공부에 열을 올렸다. 나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고 싶었고 예수님의 제자로 살고 싶었다. 그 바람에 없어진 건 아니지만 그때만큼 성서를 파고들지 않는다. 대충 알만한 것은 안다는 자만일까, 이 말씀이 나를 깨우고 바꾸고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성서 말씀대로 살기가 부담스러워서일까.
" 우리는 성서를 언제나 읽을 수 있어서 안 읽는 것입니다. 저는 법을 새로 만들었으면 해요. 성서를 일주일에 한 시간만 소유할 수 있는 법을 요. 그러면 성서를 모두 귀중히 여기고 열심히 읽겠지요." 묘하게 설득되는 말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