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저녁밥 ---도종환
물오리
2025. 8. 13. 11:20
어머니가 쓰러지시던 날
산벚나무 큰 가지가 하나가 꺾여졌다
어머니 기억 속에 꽃피어 있던 것들은
이팝나무 꽃잎처럼
하얗게 떨어져 내렸다
어머니는 집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여기는 병원이라고 해도
다섯 시라고
아버지 저녁 해드려야 한다고
침대를 내려오려 하셨다.
정신이 온전치 않게 되신 뒤에도
평생 하신
저녁밥 하러 가야 한다 하셨다
아버지 떠나신 지
여섯 해나 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