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11월의 나무처럼 - - - 이해인 수녀님

물오리 2025. 10. 29. 10:38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 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길을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