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서풍부 ---김춘수
                물오리
                 2017. 4. 22. 01:39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꽃인 듯 눈물인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왼통 풀 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올려놓고
복사꽃을 올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