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산이 날 에워싸고---박목월

물오리 2017. 5. 6. 08:33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금음달처럼 살아라 한다.

금음달처럼 살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