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도봉--- 박두진

물오리 2017. 6. 27. 19:09

 

     

산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뷘 골 골을 되도라 올 뿐.


산그늘 길게 느리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生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