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지나간디 ---천양희
                물오리
                 2017. 8. 19. 17:35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