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두번은 없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물오리 2017. 9. 8. 16:16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는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하루도 없다
두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 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개의 투명한 물방울 처럼
서로 다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