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나무가 있는 풍경 --- 마종기
                물오리
                 2018. 1. 23. 09:38
              
                          
            
 두려워하지 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