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2월에는--- 이향아
                물오리
                 2018. 1. 29. 19:21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