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책[Poem]
3월에 --- - 이해인
물오리
2018. 3. 13. 11:00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