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산길 풀숲이었다.
망개 열매 한입 베물고
찔레꽃 흰 웃음 따라가다 보면 아버지를 만나곤 했다
늘 그곳에서 나를 안아 주었다
둥그렇게 앉아 품어 주었다
둑방 옆으로 아버지 발바닥 닮은 칡잎이
저벅저벅 걷는다
쟁기질 막 끝내고 오는 발걸음처럼
쇠죽 끊이는 냄새가 난다
칡잎 옆으로 걸어본다
어느새 굵어진 발목을 자꾸만 간질거린다
둑방이 끝나야 산길로 이어지는 길
따라 걷다보니
아버지의 닳고 헤진 바짓부리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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