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9시면 환한 볕이 베란다 가득 들어온다.
우리 집은 4층 정남향이다. 나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신다. 그리고 이곳에서 책도 읽는다. 눈이 많이 흐려졌는데 이곳에선 잘 읽을 수 있어 좋다.
참 감사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한가하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서툰 그림도 여기서 그린다. 또 화초를 잘 기르지 못하는 데 볕을 머금고 꽃기린은 다글 다글 핀다. 그래서 또 감사다.
햇볕에 고마움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천지 만물이 볕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해와 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으신 그분께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어느 글에서 읽었을까. 한 여름에도 양산을 쓰지 않는다는 노 수필가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사실 나도 양산을 쓰지 않는다. 깊어 가는 가을, 오늘도 말알간 해살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 나를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 올라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는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
하늘 아버지 말씀이다. 많이 아팠을 때 읊조리던 말씀이다. 지금도 볕에 서면 감사의 마음으로 아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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