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문 들어설 때
마음의 매무새 가다듬는 사람,
동트는 하늘 보며
잠잠히 인사하는 사람,
축구장 매표소 앞에서 온화하게
여러 시간 줄서는 사람,
단순한 호의에 감격하고
스쳐가는 희망에 가슴 설레며
행운은 의례히 자기 몫이 아닌 줄
여기는 사람,
울적한 신문기사엔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며
안경의 어룽을 닦는 사람,
한밤에 잠 깨면
심해 같은 어둠을 지켜보며
불우한 이웃들을 골똘히
근심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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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