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명의 백태가 벗겨지며 

나를 에워싼  만유일체가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노상 무심히 보아오던 

손가락이 열개인 것도 

이적에나 접하듯

새삼 놀라웁고

 

창밖 울타리 한구석 

새로 피는 개나리꽃도 

부활의 시범을 보듯

사뭇 황홀합니다.

 

창창한 우주  허막의 바다에

모래알보다 작은 내가 

말씀의 그 신령한 은혜로 

이렇게 오물거리고 있음을

상상도 아니요. 상징도 아닌

실상으로 깨닫습니다. 

'시 산책[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백 --- 홍사안  (2) 2024.09.07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 이채  (0) 2024.08.31
오늘 ---구상  (0) 2024.08.16
한 알의 사과 속에는 --- 구상  (0) 2024.08.13
입추가 오면 --- 백원기  (0) 2024.08.08
Posted by 물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