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 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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