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 옷 한 벌 해 입혔네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 나눠주고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구름 건너 한해 한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
한해 한번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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