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 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가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 엿을 녹여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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