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아들 넷을 낳고
어머니는 다섯 번째로 딸 하나를 낳으셨는데
오형제도 못 채우고 딸은 무슨 아이를 본체도 않고
아버지는 휑하니 밖으로 나가셨다고
뒤늦게 딸로 태어나 찬밥 신세가 된 나는
오라비들 발길에 이리 차이고 저리 밀리며
이 담에 난 절대로 딸은 낳지 않아야지 입술을 깨물었다.
말이 씨가 되어 아들만 셋을 낳았다.
아들 만세라도 불러야 하는데
웬걸 이제는 딸없는 사람이 주눅드는 세상이 아닌가
아들로 태어나지 못해서 찬밥이 되었던 난
아들만 낳아서 다시 찬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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